봄바람 부는 길목에서 마주친 수원웨딩박람회, 나의 숨결 같은 일정과 혜택 기록

수원웨딩박람회 일정과 혜택 꼼꼼정리

아, 또 깜빡했다. 다이어리 맨 뒷장에 조그맣게 적어 놓은 ‘3월 둘째 주 토·일 – 웨딩박람회’ 메모를, 아침에 허겁지겁 집을 나오다가 놓칠 뻔했다. 버스 안에서야 생각나서 급히 휴대폰 캘린더 알람을 추가했는데, 하필이면 손가락이 미끄러져 알람 시간을 새벽 3시로 맞춰버리는 실수를… 흑. 새벽에 울린 알람 소리에 화들짝 깨서는 “누가 결혼식 이 시간에 해!” 하고 투덜댔다. 그러고도 웃음이 났다. 결혼 준비란 이런 작은 우당탕이 모여 한 편의 시트콤이 되는 거니까.

지난 주말, 나는 수원웨딩박람회 현장을 직접 다녀왔다. 입구에서부터 꽃내음이 살랑, 웨딩 드레스 자락이 사르륵. 마치 시간 여행하듯 학창 시절로, 아니면 미래의 예식장으로, 여기저기 순간이 겹쳐 보였다. 순간 머리가 어지럽…? 아니 설레었다. 푹신한 융단 위를 걸으면서도 ‘이건 현실인가’ 중얼거렸지만, 내 이름이 적힌 사전등록 안내판을 보는 순간 이 모든 것이 실제였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장점·활용법·꿀팁: 내가 몸소 느낀 반짝이는 포인트

1. 사전등록의 달콤한 위력

꿀팁? 사전등록은 꼭 하자. 현장 등록 줄에 40분 서 있던 커플을 눈으로만 위로하며 나는 3분 만에 입장했다. 사전등록자에게 주는 웰컴 기프트도 귀여웠다. 작은 디퓨저 한 병. 집에 돌아와 책상 위에 올려두니 박람회 냄새가 그대로 퍼진다. 은은한 화이트티 향… 잊지 못할 듯.

2. 부스별 상담, ‘앉았다가 일어나기’ 전략

솔직히 상담하다 보면 ‘또 같은 말 반복이겠지’라는 피로감이 몰려오는데, 나는 20분마다 일어나 스트레칭을 했다. 조금 튀었을까? 그런데 그 잠깐의 움직임 덕에 두 번째 상담부터는 플래너 분들이 자료를 더 간단히 요약해 줬다. 덕분에 핵심만 쏙쏙. 🙂

3. 한정 혜택, 놓치지 않는 나만의 메모 방식

노트북 대신 작은 포스트잇을 챙겼다. 스냅사진 10% 할인, 예식장 식대 1인 무료, 폐백음식 서비스… 혜택 내용을 적은 뒤 상담 부스 이름과 전화번호를 포스트잇 맨 위에. 집에 돌아와 냉장고 문짝에 척 붙였더니, 밥 먹을 때마다 한 번씩 읽게 된다. 복습 겸 마음 다잡기!

단점: 그래도 솔직히 불편했던 순간들

1. 사람, 사람, 또 사람

봄 시즌이라 그런가. 입장객 수가 상상 이상이었다. 드레스를 실제로 입어볼 수 있는 피팅룸 대기표를 받고도 50분을 기다렸다. 하이힐 벗고 양말만 신은 채 ‘언제 불러주려나’ 속으로 투덜대며, 피팅룸 앞 플라스틱 의자에 주저앉아 있었다. 갑자기 옆자리 예비신랑 분이 “발시린가 봐요?” 하고 물어봐서 둘 다 터졌던 기억… 민망해서 얼굴이 토마토.

2. 정보 과부하와 선택 장애

헤어·메이크업, 스튜디오, 예물… 정말 좋긴 한데, 너무 많다. ‘여기 말고 저기도, 저기보다 거기가’ 끊임없는 비교가 이어지면서 머릿속 회로가 과열. 내 핸드폰 배터리는 20% 남았는데, 나는 200% 꺼지고 싶었다. 그래서 잠깐 카페 구석에 숨듯 들어가 아이스라떼를 들이켰다. 카페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던 옛날 팝송이 그렇게 달콤할 줄은 몰랐다.

3. 나도 모르게 지갑이 스르르

현장에서만 가능한 즉시 계약 할인! 이 말이 왜 이리 매혹적이던지. 나도 모르게 계약서에 사인을… 하다가 잠깐 멈췄다. ‘진짜 필요한가?’ 마음 다잡고 하루만 더 생각하기로. 덕분에 아직 잔고는 살아 있다. 그러나 혜택이 사라질까 봐 마음은 바스락.

FAQ: 친구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그리고 나의 솔직한 속내

Q1. 일정이 자꾸 바뀌면 어떡해? 나는 평일밖에 시간이 안 나!

A. 나도 회사 일정 때문에 토요일이 불가능했던 적이 있다. 그때는 금요일 야간 타임을 노렸다. 박람회가 보통 21시까지 열려 있으니, 퇴근 후 바로 택시 타고 달렸다. 물론 배고파서 부스 간 시식 코너에 집착하게 됐지만, 빵 하나에 행복했다.

Q2. 상담하면서 거절하기 민망하지 않아?

A. 처음엔 “돌아보고 다시 연락드릴게요”라는 말조차 목이 메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플래너 분들도 하루 수십 커플을 만나니 너무 익숙하시더라. 단호하면서도 예의 바르게, “오늘은 정보만 수집하려고요” 한 마디면 끝. 오히려 감사 인사를 더 많이 들었다.

Q3. 혜택이 정말 큰가? 광고만큼?

A. 솔직히 모든 혜택이 ‘대박’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노린 스튜디오 패키지가 25%나 깎였다는 건 사실. 특히 부대비용 같은 숨은 비용을 현장에서 꽤 들춰낼 수 있었던 것도 큰 수확이었다. 결국 시간+교통비를 고려해도 본전 이상.

Q4. 혼자 가도 되나?

A. 가능! 나는 첫째 날 혼자, 둘째 날 예비신랑과 동행했다. 혼자일 때는 눈치 볼 사람이 없어 자유롭고, 둘째 날은 결정이 빨랐다. 두 가지 버전 모두 추천.

Q5. 준비물은?

A. 신분증, 편한 신발, 이동식 충전기, 간단한 간식, 그리고 무엇보다 덜 설레발 치려는 마음가짐. 안 그러면 나처럼 자꾸 계약서에 사인할 뻔한다.

에필로그, 그리고 작은 속삭임

박람회장을 빠져나오며 노을을 봤다. 붉디붉은 하늘 사이로 수원화성 외벽이 실루엣처럼 서 있고, 웨딩 드레스를 든 커플이 셀카를 찍고 있었다. 그 순간 불현듯, 결혼은 ‘하얀 드레스’보다 ‘햇살을 머금은 얼굴’이 더 중요하단 걸 깨달았다. 집으로 돌아와 가방을 내려놓고, 디퓨저 뚜껑을 살짝 열어 두었다. 향이 방 안 가득 퍼지자, 낮의 소란이 잦아들고, 마음 한켠에 ‘괜찮아, 우리는 준비되고 있어’라는 속삭임이 울렸다.

독자님, 혹시 여러분도 지금 결혼 준비라는 긴 터널을 지나고 있나요? 그렇다면, 가끔은 숨 돌리듯 박람회장에서 작은 영감을 건져보길. 그리고 꼭, 자기만의 속도를 잃지 않길 바란다. 다음 주 다이어리에 ‘혜택 다시 비교하기’라고 적어두며, 나는 또 한 장의 추억을 접어 넣는다.